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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문화

190403 대구 홈경기

선을 넘는 여자 2019. 4. 10. 00:34

평일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일하기에 적합하면서도 축구장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신중하게 골라 입는다. 만약 장거리 원정을 가야 한다면 아껴둔 휴가를 사용한다. 혹시라도 킥오프 시간에 늦지는 않을까 퇴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 졸인다. 퇴근 후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부지런히 축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축구장에 갔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지면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분하고 답답하지만 다음날 출근은 현실이다.

팬들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응원의 목소리를 보태기 위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하물며 팬들도 이럴진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경기력이다.

대구서포터즈는 우리의 응원곡 <인천사람들>의 멜로디와 가사 컨셉을 베꼈, 아니 따라 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인천팬들 입장에서는 재미난 에피소드였지만, 이날 숭의 S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한 분위기로 지나갔다. 경기 외적인 즐거움은 말그대로 외적인 즐거움이다. 본질이 즐겁지 않은데 외부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인천유나이티드의 봄은 몇해째 한겨울보다 싸늘하다. 봄이 왔지만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언제쯤 온전히 봄의 축구를 즐길 수 있을까. 인천의 봄이란게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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