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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문화

190302 남패 홈경기

선을 넘는 여자 2019. 3. 4. 18:39

무언가가 기다려지는 인생은 그렇지 않은 인생보다 조금 더 행복한 것 같다.

2019시즌부터 인천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모든 팬들은 파랑검정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한다. 2016시즌부터 통합 현장팀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 파랑검정을 인천팬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로 확대했다. 인천유나이티드를 응원한다면 당신은 파랑검정이다. 그런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준비했고, 역대 최다 관중과 함께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까, 경기는 생각보다 지루했다. 핸들링 반칙으로 PK를 얻어 겨우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하기엔 한참 모자른 경기력이었다.

영입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베트남 축구 스타 콩프엉이 교체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부 베트남 팬들은 SNS 상에서 불만을 표출했다. 베트남 팬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아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콩프엉이 인터뷰에서도 직접 언급했듯이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시즌이 시작되었을 뿐이니 분명 그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있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은 일부 인천팬들의 도를 넘은 혐오 발언이었다. ‘베트콩’ ‘RICE NOODLE SMELL’과 같이 용납할 수 없는 혐오 스피치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떤 대상을 비판할 때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않고 원색적인 비난만을 일삼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이러한 혐오 표현은 주로 소수자를 향한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불편한 구석을 짚고 넘어 간다는 건 그 자체로 불편한 일이다.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고, 즐거움을 반감시키지 않으려고 애써 불편함을 모른 척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불편해야 즐거울 수 있다. 즐거운 응원을 위해서 불편함을 모른 척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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