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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리그 최하위 팀을 응원한다는 것

선을 넘는 여자 2017. 5. 14. 00:36


심심해서 메모장을 살펴보다가 작년에 쓴 글인데 타이밍을 놓쳐 포스팅하지 못했지만, 지금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글인 것 같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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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번 시즌은 글러 먹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최대한 즐겁게, 지치지 않고 오래 축구를 보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우리 부모님은 하필 왜 인천에 정착했을까. 생각해보면 이유는 많다. 내가 응원하는 팀을 한번도 의심해본적 없지만, 딱히 선택한 기억도 없다. 흘러온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고 그게 운명처럼 굳었고 그래서 더 애틋하다.

내년이면 유나이티드를 응원한지 10년이 된다. 내 열일곱-스물일곱 청춘이 문학에서 숭의, 축구장과 축구장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축구장에 다녔다고 자부한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 찾아오는 희열을 느꼈다. 그렇지만 서포터 생활 10년의 결과물이 '강등'이라면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남들에게는 쉬워보이는 한 번의 승리, 하나의 우승컵을 꿈꾸는 것이 우리에게는 너무 과분한걸까. 리그 최하위 팀을 응원한다는 것이 원래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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