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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출장일기

선을 넘는 여자 2017. 3. 21. 21:05



출장은 회사에서 보내주는 여행인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퇴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말년휴가 느낌이 없지 않다.

어제는 직장 선배와 함께 분위기 좋은 한옥술집에서 맥주를 마셨다. 선배는 먼저 인천으로 올라가고 오늘은 혼자다.

숙소는 대구에서도 칠곡이다. 원정길에 자주 들르는 칠곡휴게소를 떠올렸는데 그 칠곡이 아니란다. 수원 화성과 경기도 화성 같은 거라고 누가 그랬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방을 쓰나 했는데 운이 좋아서 혼자 방을 쓰게 되었다. 외관은 러브호텔인데 들어가보니 확실히 러브호텔이다.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만원에 사왔는데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한 캔을 마시다말고 잠이 들었다. 오늘 다 마셔야 하는데 못 마실 것 같다. 짐은 많은데 술도 아깝고 큰일이다.

오늘 석식 메뉴는 뼈해장국이었다. 각자 뚝배기에 담아 주는 줄 알았는데 4인분이 한 냄비에 나왔다. 뼈해장국이 끓는동안 내가 수저를 놓고 앞에 앉은 여자가 물을 따랐다. 그 여자는 식사하는 내내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 동료를 욕했다. 식사 전에 교환한 내 명함에 비정규직이라고 써있지는 않았다. 식사가 다 끝날때까지 나도 비정규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말할걸 그랬나?

나는 예전과 그대로인데 어른 행세를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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